작성일 : 16-04-23 17:05
건국대 줄기세포재생생물학과 "꿈의 치료 줄기세포와 재생의약의 메카 꿈꾼다"-동아일보
 글쓴이 : 도정태
조회 : 6,422  
   http://news.donga.com/3/all/20160422/77728836/1 [1259]

건국대 줄기세포재생생물학과 

재생의약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도정태 교수.


손상된 인체 장기를 재생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장기를 이식하는 방법이 현재의 의학이 내놓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다. 문제는 간, 신장, 췌장 등 장기를 기다리는 환자들은 많은데 제공할 수 있는 타인의 장기는 절대 부족하다는 것. 이런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주목받는 게 줄기세포 치료다. 줄기세포로 인공장기를 개발하거나 직접 몸에 주입함으로써 장기를 재생시키는 치료법이다.  

건국대 줄기세포재생생물학과 도정태 교수는 줄기세포와 다양한 생체 재료를 이용해 손상된 세포와 조직, 장기를 대체하거나 재생시킴으로써 인체 기능을 정상적으로 복원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망막이나 각막세포가 손상된 시각장애인이 눈을 뜨고, 뼈와 근육세포가 고장 난 하반신 장애인이 걷게 된다는, 종교에서만 보아온 기적 같은 행위가 줄기세포 치료를 통해 현실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줄기세포 치료를 ‘꿈의 치료’라고도 부른다.

실제로 줄기세포 치료는 기존 화학 성분의 약이나 수술을 제치고 미래 의학의 핵심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0년 뒤에는 세계 바이오시장이 반도체, 자동차, 화학 분야를 모두 합친 것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2013년 기준으로 전 세계 줄기세포 시장은 45조 원(한국시장 6700억 원)을 돌파했고 연평균 24%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미래의 국가 주력사업이 제조업에서 바이오산업으로 바뀌게 될 것이며, 그중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 같은 재생의약 분야가 전체 바이오산업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런 추세에 발 빠르게 대응한 학과가 건국대 줄기세포재생생물학과다. 대학 학부과정에서는 미국 하버드대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설립한 학과다. 도정태 교수는 국내 대학에서 처음 선보이는 줄기세포재생생물학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현재 바이오과학 관련 학과는 전국적으로 다양한 이름으로 수많은 학과가 난립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학과들의 교과 과정을 살펴보면 80~90%가 중복돼 있고, 학과 간 차별성도 별로 보이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대학이 학부과정에서부터 줄기세포 및 재생생물학 분야로 특화된 학과를 개설한 것은 생명과학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우리나라는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사건 이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규제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편이다. 각종 규제 때문에 줄기세포 연구의 상당 분야가 선진국에 뒤처지고 있다. 도 교수는 줄기세포 분야는 미래 핵심 산업이기 때문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이고, 줄기세포재생생물학과가 그 메카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포 배양과정을 실험중인 줄기세포재생생물학과 학생들.

이 학과는 올해 문을 열었지만 역사는 깊은 편이다. 전신인 동물생명공학과는 58년의 전통을 자랑하며 각종 이공계 대학 평가에서 항상 1, 2위를 차지하고, 대내외적으로도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받아온 우수학과였다. 그런데 건국대 내에만 16개의 생명공학 관련 학과가 있을 정도로 생명공학 분야가 난립하면서 동물생명공학과만을 특성화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동물생명공학과의 강점인 줄기세포, 재생생물, 대체장기 연구, 노화 분야를 특성화하기 위해 줄기세포재생생물학과로 변신하게 된 것. 도 교수는 이 학과를 설립하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미국 MIT대학의 생명공학과(Department of Stem Cell and Regenerative Biology)를 벤치마킹했다고 말했다. 학과는 그간의 축적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미래창조과학부 지정 선도연구센터(SRC) 및 교육부 지정 BK21(Brain Korea 21) 플러스 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우리 학과는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미래 지향적인 첨단 생명공학의 특성화 교육 및 연구를 위해 만든 학과다. 게다가 교수진이 대부분 우리 학과(축산학·동물생명공학) 출신들인 만큼 제자들이자 후배들에 대한 애착도 남다르다. 학생들이 줄기세포, 재생의학 및 다양한 생명공학 분야 전문가로 성장하도록 교육시키는데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실제로 이 학과 10여 명의 교수진은 줄기세포학, 유전공학, 재생생물학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학자들이다. 도 교수의 경우 줄기세포 중 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한 질환 치료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줄기세포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뇌와 골수 등에 존재하는 성체줄기세포인데, 미분화 상태로 있다가 일정한 조건이 되면 특정 세포로 분화하도록 분화 능력이 제한돼 있다.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제는 현재 상용화되어 있지만, 본래 자신이 있던 조직과는 성격이 다른 세포로 분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 다른 하나가 바로 도 교수가 연구하는 만능줄기세포(혹은 배아줄기세포)다. 주로 배아단계에서 존재하는 이 세포는 무한 증식이 가능하며, 몸을 이루는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세포다. 현재 만능줄기세포의 상용화를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게 도 교수의 말이다.

현재 이 학과의 학생들은 세포생물학, 의생명공학, 미생물학, 생리학, 면역학, 생물의약품학 등 전통 생명과학을 기초 교육으로 이수한 뒤 크게 두개의 트랙으로 나뉘어 심화학습을 하고 있다. 하나는 세포치료제, 바이오의약품, 노화방지 화장품 개발 등 줄기세포 관련 공학 분야이고 다른 하나는 유전자 치료제, 헬스케어, 맞춤의학 같은 재생생명 공학 분야다. 물론 전공기초실험, 줄기세포/재생생명과학 실험, 의생명과학 실험 등 실습 과목을 통해 다양한 실험 능력도 기른다.  

학과 이름이 분명한 만큼 이 학과 학생들의 목적의식도 뚜렷하다. 3학년생 강동현 씨는 고3때 위협을 느끼면 꼬리를 자르고 도망치는 도마뱀이 다시 그 꼬리를 재생시킨다는 한 과학잡지를 보고 이 분야에 강렬한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도마뱀의 잘려나간 꼬리를 보면서 공장 일을 하다가 손가락이 잘려나간 아버지가 떠올랐다. 그리고 줄기세포를 이용한 재생의학 분야로 내 꿈을 펼쳐보리라 마음먹었다. 그때 찾았던 학과가 우리 학과다. 세상에 좋은 대학과 좋은 학과는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는 나에게 좋은 대학과 좋은 학과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인체를 재생하겠다는 내 꿈을 우리 학과에서 펼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줄기세포재생생물학과는 교수-졸업생-학생간 멘토멘티 제도가 활성화돼 있다.


졸업을 앞둔 4학년생 강현정 씨는 조류인플루엔자와 같은 동물유행병, 혹은 가축전염병의 관리 및 예방 분야를 연구하기 위해 대학원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 학과는 연구 지향의 학과이기 때문에 타 학과보다 석·박사 진학률이 높은 편이다. 실제로 우리 과를 졸업하고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선배들을 수업시간에도 자주 만날 수 있다. 좀 더 심도 있는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입학할 때부터 대학원 진학을 염두에 둔 학생들이 많이 모인 것도 우리 학과의 특징이다. 또 우리 학과의 대학원생들은 이미 SCI급 연구논문을 써낼 정도로 실력도 탁월하다.” 

동물생명공학과 이름으로 있던 2014년의 경우 이 학과 졸업생(42명) 중 26%가 대학원으로 진학했고, 33%는 취업했다. 졸업한 후 곧바로 취업하는 학생들은 제약회사, 생명공학 관련 기업, 화장품·식품 회사 등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도정태 교수는 학생들의 진로 및 취업과 관련해 교수-대학원, 또는 졸업자(취업)-학생 간의 멘토멘티제도(진로 맞춤형 멘토 프로그램)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받는 장학금 수혜율도 높은 편이다. 학교가 주는 교내장학금과 한국장학재단의 장학금 외에도 축우장학재단장학금, 서울우유장학금,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주는 기부금 등 여러 명목의 장학금이 있다. 강동현 씨는 “열심히 공부만 하면 수업료 부담 없이 학교를 다닐 수 있다”고 했다.

학과의 모집정원은 43명으로 수시에서 21명, 정시(나군)에서 22명을 뽑는다. 올해 첫 신입생을 뽑았기 때문에 정확한 합격 기준점을 산정하기는 어려우나 내신 등급은 대략 1.7~2.0선이라고 한다.

안영배 콘텐츠기획본부 전문기자(동아일보 대학세상 www.daese.cc)

http://news.donga.com/3/all/20160422/77728836/1